서론 무심코 던진 말이 아이 마음에 평생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냥 아이 잘되라고 한 말이었어요.” “다들 그렇게 키우지 않나요?”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를 향해 한 말들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시곤 합니다.
분명 사랑과 걱정에서 비롯된 말이지만, 그 말이 아이의 자존감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깊이 생각해보지 못하신 경우가 많습니다.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특히 부모가 자녀에게 사용하는 언어는 그 아이의 자아 형성과 감정 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도구입니다.
우리는 종종 ‘잘하려는 마음’으로 아이를 훈육하거나 동기부여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 오히려 아이의 자존감을 꺾고, 위축시키고,
‘나는 부족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부모가 자주 사용하는 ‘무의식적인 언어’ 중 자존감을 해치는 5가지 표현을 중심으로,
왜 그것이 위험한지, 어떻게 바꿔 말하면 좋은지를 심리학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1. “넌 왜 그것밖에 못 하니?”
– 비교와 비난은 아이의 ‘존재’를 부정합니다
<왜 위험할까요?>
이 말은 단순한 질책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아이의 능력뿐 아니라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말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아이는 ‘나는 부족하다’, ‘나는 늘 실망을 주는 사람이야’라는 부정적인 자기 개념을 가지게 되고,
자기 효능감이 낮아지며, 도전보다는 포기를 선택하는 성향이 커집니다.
<실제 사례>
초등학생 아이가 받아쓰기 시험에서 70점을 받아왔습니다.
엄마는 시험지를 보며 "넌 왜 그것밖에 못 해? 맨날 똑같이 실수하잖아."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들은 아이는 "나는 잘해도 혼나고, 못해도 혼나는구나"라는 무능력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떻게 바꿔 말하면 좋을까요?>
“이번엔 조금 실수가 있었네. 다음엔 어떤 방법으로 더 잘할 수 있을까?”
“70점이면 노력한 흔적이 보여. 부족한 부분을 같이 점검해 보자.”.”
👉 부모의 말은 비난이 아닌 피드백이 되어야 하며,
아이의 ‘능력’이 아니라 ‘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으로 표현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형(누나) 좀 봐라. 너도 좀 본받아라.”
– 비교는 자존감을 갉아먹는 독입니다
<왜 위험할까요?>
부모는 아이를 더 잘되게 하려는 의도로 형제나 또래 친구와 비교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나는 저 사람보다 못한 존재’라는 열등감만 커지게 됩니다.
이러한 비교는 아이의 내적 동기보다 외적 기준에만 집중하게 만들고,
형제 관계에서도 경쟁과 적대감, 질투심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동생이 수학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아오자, 엄마는 형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동생 좀 봐. 똑같이 공부하자고 했는데 넌 왜 그러니?"
형은 내심 기뻐하고 싶었던 마음도 사라지고, 질투와 수치심만 남게 됩니다.
<어떻게 바꿔 말하면 좋을까요?>
“각자 잘하는 게 다르니까 너만의 속도로 해보자.”
“형은 다른 면에서 강점이 있어. 우리가 그걸 더 잘 살려보자.”
👉 비교는 성장의 도구가 아니라, 관계의 벽을 만드는 감정의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자기만의 강점과 개성을 존중받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3. “그걸 왜 말해? 창피하게…”
– 감정 표현을 부정하면 아이는 마음을 숨기게 됩니다
<왜 위험할까요?>
아이들은 자주, 그리고 과감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기쁘면 소리 지르고, 속상하면 울고, 부끄러우면 그냥 도망치기도 합니다.
이런 감정을 부모가 “그만해!”, “다 큰 애가 창피하게…”라고 말을 막아버릴 거나 혼낼 경우,
아이는 자신의 감정은 잘못된 것이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아이는 점점 감정을 억누르게 되고,
자존감이 아닌 자기 억압과 불안정한 감정 조절 능력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유치원에서 친구에게 상처받고 울고 온 아이에게 엄마가
“그런 걸로 우는 건 유치해. 울지 마.”라고 말합니다.
아이의 감정은 위로받지 못했고, ‘나는 약한 아이’라고 느끼며 더 속상해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바꿔 말하면 좋을까요?>
“속상했구나. 그런 일이 있으면 누구라도 울 수 있어.”
“그 마음 말해줘서 고마워. 다음엔 같이 해결해 보자.”.”
👉 감정 표현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건강한 자아 표현의 시작입니다.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공감과 수용으로 반응해 주세요.
4. “하지 마! 너 때문에 다 망쳤잖아.”
– 책임 전가는 아이에게 죄책감을 심어줍니다
<왜 위험할까요?>
부모가 순간적인 감정으로 아이에게 화를 내며 모든 잘못을 아이 탓으로 돌리는 말을 하면,
아이는 ‘내가 문제의 원인이다’라는 잘못된 자기 생각을 갖게 됩니다.
이것은 과도한 죄책감과 수치심, 정서적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외출 준비 도중 아이가 신발을 못 찾아 시간을 끌자,
부모는 “너 때문에 약속 늦었잖아! 진짜 왜 이래?”라고 말합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단지 신발을 못 찾은 실수였을 뿐인데,
모든 문제의 책임을 아이가 떠안게 되면서 ‘나는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라는 자책감을 갖게 됩니다.
<어떻게 바꿔 말하면 좋을까요?>
“조금 늦었지만 다음엔 미리 준비해 보자.. 오늘은 괜찮아.”
“다음엔 엄마랑 전날 같이 준비해 볼까?”?”
👉 사건의 ‘결과’보다는 아이의 행동에 대한 건설적인 대화가 필요합니다.
문제 해결 중심의 접근이 자존감을 보호하는 대화의 기본입니다.
5. “그걸로는 안 돼. 너는 원래 그런 걸 못해.”
– 낙인은 자아개념을 제한합니다
<왜 위험할까요?>
부모가 반복적으로 아이에게 “넌 이걸 못 해”, “넌 원래 그런 아이야”라고 말하면,
아이는 그 말대로 스스로를 규정짓고 한계를 만들어냅니다.
이것은 성장 가능성을 제한하고, 새로운 도전이나 변화에 대해 두려움과 회피 반응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아이가 미술을 좋아하지만 부모가 “넌 예체능은 안 맞아. 공부에 집중해”라고 반복적으로 말합니다.
아이는 결국 그림을 포기하고, 이후에도 ‘나는 창의적인 활동은 못 하는 사람’이라는 제한된 생각을 갖게 됩니다.
<어떻게 바꿔 말하면 좋을까요?>
“처음이라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어. 하지만 연습하면 나아질 수 있어.”
“해보지 않으면 몰라. 네가 해보고 싶은 거라면 해보는 게 중요해.”
👉 아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부모의 말은 그 가능성을 펼치게도, 접게도 만들 수 있는 결정적 도구입니다.
결론: 자녀의 자존감은 말 한마디부터 시작됩니다
아이의 자존감은 특별한 교육이나 기술로만 길러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바로 부모의 ‘말’입니다.
그 말이 아이에게 자신을 긍정하고, 실수해도 괜찮다고 느끼게 하고, 도전할 수 있게 만든다면,
그 아이는 평생을 스스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무의식적으로 던진 말들이
비교, 질책, 부정, 낙인, 억압으로 작용한다면, 아이의 마음속에는 ‘나는 충분하지 않아’라는 상처가 쌓이게 됩니다.
부모인 우리는 완벽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더 나은 말,
더 따뜻한 말, 더 인정하는 말을 하려는 노력은 아이의 평생을 지탱해 주는 심리적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내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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