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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왜 어떤 사람에게만 감정이입이 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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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사람은 누구나 공감 능력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하지만 실제로 모든 사람의 감정에 똑같게 공감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람의 슬픔에는 진심으로 마음이 움직이지만, 다른 사람의 아픔에는 무심하거나 심지어 짜증이 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선택적 공감이라고 부릅니다. 공감은 인간관계의 핵심 능력이지만, 사람의 뇌는 모든 감정에 동일하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공감이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인지적 필터와 감정적 유사성, 그리고 자기 방어 메커니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심리적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선택적 공감이 생기는 원인과 그 심리학적 의미, 그것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겠습니다.

1. 공감은 본능이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공감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입니다. 심리학적으로 공감은 두 가지 요소로 나뉩니다.

정서적 공감은 타인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는 능력이며, ‘인지적 공감은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공감 능력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뇌는 타인의 감정 자극을 처리할 때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공감하려고 하면 심리적 과부하가 생깁니다.

사람의 뇌는 자동적으로 선택을 통해 공감 대상을 제한합니다.

이것은 감정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뇌의 생존 전략이기도 합니다.

2. 선택적 공감은 정서적 유사성에서 비롯됩니다

사람이 어떤 대상에게 공감하느냐는 정서적 유사성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인간은 자신과 가치관, 경험, 배경이 비슷한 사람에게 훨씬 더 강한 공감 반응을 보입니다.

예를 들면, 자신도 비슷한 상실을 경험해 본 사람은 타인의 슬픔을 훨씬 더 깊게 이해하게 됩니다.

반면에,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고통에는 감정적으로 거리감을 느낍니다.

이것은 뇌의 거울 뉴런체계와 관련이 있습니다. 거울 뉴런은 타인의 행동이나 감정을 관찰할 때 마치 자신이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반응하는 신경 세포입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유사성을 감지해야 강하게 활성화됩니다.

, 사람은 자신과 닮은 이의 감정에 더 쉽게 감정이입을 하는 것입니다.

3. 공감의 제한은 자기방어의 형태입니다

선택적 공감은 때로는 자기 보호 메커니즘으로 작동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타인의 고통을 느낄 때 실제로 스트레스를 경험합니다. 그래서 뇌는 과도한 공감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감정의 강도를 조절합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공감 피로혹은 연민 피로라고 부릅니다.

타인의 고통을 계속 받아들이면, 마음의 자원이 소모되어 결국 무감각해지거나 냉정해지는 상태가 찾아옵니다.

특히 의료인, 상담가, 교사처럼 타인의 감정에 자주 노출되는 직업군은 공감 피로를 경험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뇌는 본능적으로 공감할 대상을 제한하는 방식을 택하게 되고, 이것이 바로 선택적 공감의 심리적 기초가 됩니다.

4. 사회적 조건이 선택적 공감을 강화합니다

사회적 배경과 집단 소속감도 선택적 공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사회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내집단외집단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의 구성원에게는 더 따뜻하고 관대한 공감을 보내지만, 외부 집단에는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부정적인 감정을 갖습니다.

이것은 생존과 관련된 진화적 심리의 잔재로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인간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결속을 유지해야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낯선 타인보다는 우리 편에게 감정적으로 더 개방적인 구조를 유지해 왔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 본능은 여전히 남아 있어,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성향·이념을 가진 사람에게 더 쉽게 감정이입을 합니다.

5. 선택적 공감의 역설 (인간적 한계) 

선택적 공감은 인간의 심리 구조상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동시에 관계의 한계와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은 자신과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의 고통에는 무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그 결과 사회적 불평등이나 편견이 강화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뉴스 속에서  낯선 사람의 비극보다 가까운 친구의 작은 고민에 더 마음이 쓰이는 이유도 선택적 공감의 작용 때문입니다. 공감은 인간의 따뜻함을 보여주는 능력이지만, 공감이 특정 대상에만 편중되면 공감의 불균형이 생깁니다.

이러한 현상은 때로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기도 합니다.

따라서 진정한 성숙은 모든 감정에 똑같이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공감 편향을 자각하고 의식적으로 확장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됩니다.

6. 선택적 공감을 확장하는 심리적 방법

선택적 공감은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의식적인 노력으로 그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첫째, 타인의 관점을 인지적으로 이해하려는 훈련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감정적 공감이 아니라 인지적 공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직접적인 감정 부담 없이 타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둘째, 감정 자각 훈련을 통해 자신이 언제, 어떤 대상에게 더 쉽게 공감하는지를 관찰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자신이 가진 공감의 경향을 알면 감정의 편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셋째,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 경험을 늘리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다양한 문화, 가치관, 환경의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경험은 뇌의 공감 회로를 유연하게 만듭니다.

심리학적으로 이러한 과정은 공감 확장이라 불리며, 공감의 폭을 넓히는 훈련으로 권장됩니다.

마무리

선택적 공감은 인간이 타인과 연결되는 방식의 자연스러운 특성입니다.

사람의 뇌는 감정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공감 대상을 무의식적으로 선택합니다.

러나 그 선택이 지속적으로 한정되면, 사람은 자신과 다른 이들의 고통을 이해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따라서 진정한 공감이란 모든 감정을 동일하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공감 범위를 인식하고 넓혀가려는 의식적인 노력에 있습니다. 결국 공감의 깊이는 타인의 감정을 얼마나 많이 느끼느냐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얼마나 열어둘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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